전기차 보조금, 7월부터 '제조사 평가제' 적용…테슬라·BYD 탈락 기로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제조사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해 60점에 못 미치면 보조금을 아예 받을 수 없게 되는데, 국내 생산 거점이 없는 테슬라와 BYD 등 수입 브랜드가 기준선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차 보조금, 7월부터 '제조사 평가제' 적용…테슬라·BYD 탈락 기로
사진: Wikimedia Commons · Ivan Radic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제조사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해 60점에 못 미치면 보조금을 아예 받을 수 없게 되는데, 국내 생산 거점이 없는 테슬라와 BYD 등 수입 브랜드가 기준선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00점 만점, 60점이 문턱

새 평가 체계는 제조사를 상대로 복수의 항목을 심사해 종합 점수를 산출하는 구조다. 그중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은 국내 공급망 기여도로, 40점이 배정돼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 생산 공정의 탄소배출량, 판매 이후의 사후관리 체계 등이 추가 평가 항목으로 포함된다.

핵심은 60점 기준이다. 종합 점수가 60점을 밑돌면 해당 브랜드의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는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기존에는 차량 성능 중심으로 보조금 지급 여부를 따졌다면, 이번 개편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직접 보겠다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이다.

국내 생산 없는 수입 브랜드에 불리한 구조

배점 구성을 보면 국내 공급망 기여도 40점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국내에 생산 공장을 두지 않은 브랜드로서는 이 항목에서 점수를 쌓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완성차를 해외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이상, 부품 조달부터 조립까지의 과정이 국내 공급망과 연결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독일, 중국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고 한국에서는 완성차를 수입 판매한다. BYD 역시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국내에 반입하는 방식이다. 두 브랜드 모두 국내 공급망 기여도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60점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국내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기아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국내 협력사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된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기여도 항목에서 배점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경쟁력 직격…수입 전기차 시장 구도 흔들릴 수도

보조금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입할 때 실질 구매가를 낮추는 핵심 요소다. 국가 보조금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수백만 원에서 경우에 따라 1,000만 원을 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보조금 수혜 여부는 차량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테슬라 모델 Y나 BYD 아토3 같은 차량이 보조금 대상에서 빠지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대의 국산 전기차와 비교할 때 수백만 원의 가격 격차가 발생한다. 지금까지 수입 전기차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제도 개편이 시장 지형을 상당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수입 브랜드들이 보조금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투자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을 언급한다. 부품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거나, 국내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기여도 점수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거론된다. 다만 단기간에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7월 시행 초반에는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7월 시행 앞두고 남은 준비 시간

정부는 제작사와 수입사에 준비 기간을 부여한 뒤 7월부터 새 기준을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 제도 시행까지 남은 시간이 짧은 만큼, 각 브랜드의 대응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로서는 7월 이전에 수입 전기차 구매를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 보조금 지급 여부가 바뀌기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국산 전기차 브랜드에는 하반기 판매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보조금 정책 변경을 넘어, 국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수입 브랜드가 어떤 형태로든 국내에 뿌리를 내리도록 유인하는 동시에, 국내 제조 기반을 보호하겠다는 두 가지 목표가 이 제도 안에 함께 들어 있다. 7월 이후 시장이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제도 조정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