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만 받고 끝내지 마세요" 사고 나면 따로 청구해야 나오는 돈 — 격락손해
수리비 말고 격락손해가 있다. 따로 청구해야 나온다. 5년 이내·수리비 20퍼센트.

사고 처리를 마치고 차를 받으면 대개 거기서 끝난다고 생각한다. 수리비는 상대 보험사가 냈고, 차는 고쳐졌으니까.
그런데 몇 년 뒤 그 차를 팔 때 알게 된다. 같은 연식, 같은 주행거리인데 값이 다르다. 사고 이력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 차액은 누가 물어주나. 물어준다. 청구하면.
격락손해란 무엇인가
정식 명칭은 자동차 시세하락손해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지급 항목으로 들어 있다.
논리는 단순하다. 사고로 차의 교환가치가 떨어졌으면 그것도 손해다. 수리비는 "원상복구 비용"이고, 시세하락손해는 "복구했어도 남는 가치 감소분"이다. 둘은 별개다.
문제는 보험사가 먼저 안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구하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는다. 약관에 있는데도 그렇다.
받으려면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 조건 | 기준 |
|---|---|
| 차령 | 출고 후 5년 이내 |
| 과실 | 내 잘못이 아닌 사고 (상대 과실) |
| 수리비 | 차량가액의 20퍼센트 초과 |
세 가지가 전부 맞아야 한다. 하나라도 어긋나면 지급 대상이 아니다.
차령 5년
출고일 기준이다. 등록일이 아니라 제작연월을 본다. 5년이 지난 차는 이미 사고 이력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5년째가 되기 전에 사고가 났는지가 기준이지, 청구 시점이 기준이 아니다.
상대 과실 사고
내가 100퍼센트 잘못한 사고는 대상이 아니다. 상대방 보험사에서 지급하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과실이 나뉜 경우(예: 7대 3)는 상대 과실 비율만큼 받는다. 내 과실이 30퍼센트면 산정액의 70퍼센트다.
수리비 20퍼센트
가장 자주 걸리는 조건이다. 수리비가 차량가액의 20퍼센트를 넘어야 한다.
차량가액 2,000만 원인 차라면 수리비가 400만 원을 넘어야 한다. 범퍼 교체 정도로는 어림없고, 프레임이나 주요 골격에 손상이 갈 정도는 돼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오래되고 값이 낮은 차일수록 문턱을 넘기 쉽다. 차량가액 800만 원짜리는 수리비 160만 원만 넘으면 된다.
얼마나 받을 수 있나
지급률은 차령에 따라 달라진다. 새 차일수록 높다.
| 출고 후 | 지급률 (수리비 대비) |
|---|---|
| 1년 이하 | 20% |
| 1년 초과 ~ 2년 이하 | 15% |
| 2년 초과 ~ 5년 이하 | 10% |
수리비 기준이지 차량가액 기준이 아니다.
예를 들어 출고 1년 된 차에 수리비 600만 원이 나왔다면 그 20퍼센트인 120만 원이다. 출고 3년 차라면 10퍼센트인 60만 원이다.
⚠️ 위 비율은 표준약관 기준이며 개정될 수 있다. 실제 청구 시에는 사고 시점의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약관 기준으로 부족하다면
표준약관 지급액이 실제 시세 하락분보다 적다고 판단되면, 별도로 소송이나 분쟁조정을 통해 추가 청구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중고차 시세 감정 자료가 근거가 된다.
다만 시간과 비용이 들고 결과를 장담할 수 없으므로, 금액 규모를 따져보고 판단할 일이다.
금액 예시로 보면
숫자를 넣어보면 감이 잡힌다. 차량가액 3,000만 원짜리 차가 사고를 당했다고 하자.
| 수리비 | 20% 기준 충족 | 출고 1년 (20%) | 출고 3년 (10%) |
|---|---|---|---|
| 300만 원 | ✗ (600만 원 미만) | 대상 아님 | 대상 아님 |
| 700만 원 | ○ | 140만 원 | 70만 원 |
| 1,200만 원 | ○ | 240만 원 | 120만 원 |
| 1,800만 원 | ○ | 360만 원 | 180만 원 |
300만 원짜리 수리는 대상이 아니다. 차량가액 3,000만 원의 20퍼센트인 600만 원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구조가 보인다. 문턱을 넘느냐 마느냐가 0원과 수십만~수백만 원을 가른다. 수리비가 경계선 근처라면 견적서를 꼼꼼히 확인할 이유가 생긴다.
차량가액은 어떻게 정하나
보험 실무에서는 보험개발원이 산정하는 차량기준가액을 쓴다. 내가 산 가격이나 지금 중고 시세가 아니라 이 기준표를 본다.
같은 연식·모델이라도 등급과 옵션에 따라 달라지므로, 애매하면 보험사에 기준가액을 물어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 값이 20퍼센트 문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청구 방법
상대방 보험사에 직접 청구한다. 내 보험사가 아니다.
준비할 것은 사고 접수번호, 수리 견적서 또는 정비 명세서, 차량등록증이다. 수리비가 확정돼야 계산이 되므로 수리 완료 후에 진행한다.
청구권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미루지 않는 편이 좋다. 사고 처리가 끝난 직후에 함께 정리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
거절당했을 때
지급 요건을 충족하는데도 거절하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약관에 명시된 항목이므로 근거가 분명하다.
함께 놓치기 쉬운 항목들
시세하락손해만 있는 게 아니다. 상대 과실 사고에서 청구 가능한데 잘 안 챙기는 항목이 몇 개 더 있다.
대차료 (렌트비)
수리 기간 동안 차를 못 쓰는 손해다. 상대 보험사가 동급 차량 렌트를 제공하거나, 렌트를 안 받는 대신 교통비를 현금으로 받는 선택이 있다.
렌트를 실제로 이용하지 않으면 통상 렌트비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차를 안 써도 되는 상황이면 이쪽이 낫다. 먼저 안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물어봐야 한다.
휴차료
영업용 차량이 수리로 운행하지 못한 기간의 영업 손실이다. 택시·화물차·렌터카가 대상이다. 자가용은 해당하지 않는다.
자기부담금 환급
내 자차로 먼저 수리하고 나중에 상대 과실이 확정되면, 냈던 자기부담금을 과실 비율만큼 돌려받는다.
보험사가 상대에게 구상해 회수한 뒤 정산하는데, 이 과정이 몇 달 걸린다. 그사이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사고 처리 기록을 남겨두는 편이 좋다.
대인 접수와 합의금
사람이 조금이라도 다쳤다면 대인 접수를 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당장 괜찮아 보여도 며칠 뒤 증상이 나오는 경우가 있고, 접수 없이 시간이 지나면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진다.
왜 모르는 사람이 많은가
세 가지가 겹친다.
첫째, 보험사가 먼저 안내할 의무가 없다. 청구주의가 원칙이라 요구하지 않으면 지급하지 않는다.
둘째, 수리비와 헷갈린다. "보험으로 다 처리됐다"는 말에 수리비만 포함된 줄 모르고 넘어간다.
셋째, 금액이 커 보이지 않는다. 수리비의 10~20퍼센트라 수십만 원 단위인 경우가 많다. 다만 새 차에 큰 사고면 1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시효를 넘기면 못 받는다
청구권에는 기간이 있다. 지나면 권리 자체가 사라진다.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는 3년이다. 다만 기산점을 언제로 볼지는 사안에 따라 다툼이 있으므로, "3년은 여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실무적으로는 수리가 끝나고 사고 처리를 마무리할 때 함께 청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류를 모으기도 어려워지고, 보험사와 연락하던 담당자도 바뀐다.
이미 합의서를 썼다면
사고 처리를 끝내며 "이 사고와 관련해 더는 청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부제소 합의를 한 경우가 있다. 이때는 시세하락손해 청구가 막힐 수 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시세하락손해가 포함돼 있는지, 별도로 남겨두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그냥 서류라고 생각하고 서명하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
사고 이력은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주나
중고차 시장에서 사고 이력은 가격에 직접 반영된다. 단순 교환 수준인지, 프레임까지 손상됐는지에 따라 폭이 크게 다르다.
특히 골격(프레임) 손상은 감가가 크다. 성능점검기록부에 이 부분이 표기되므로 숨길 수 없다.
역설적이지만 시세하락손해 지급 조건(수리비 20퍼센트 초과)에 해당할 정도의 사고는 대개 골격까지 갔다는 뜻이다. 즉 지급 대상이 되는 사고는 실제로 값이 크게 떨어지는 사고다.
정리
사고 후 받을 수 있는 것은 수리비만이 아니다.
출고 5년 이내 + 상대 과실 + 수리비가 차량가액의 20퍼센트 초과면 시세하락손해를 청구할 수 있다. 지급률은 차령에 따라 수리비의 10~20퍼센트다.
청구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 사고 처리를 마무리할 때 한 번 확인해볼 항목이다.
사고 직후에 해두면 좋은 것
시세하락손해는 사고 직후의 기록이 근거가 된다. 나중에 만들 수 없는 자료들이다.
파손 부위 사진 — 수리 전 상태를 여러 각도로 남긴다. 얼마나 큰 사고였는지가 뒤에 쟁점이 된다.
수리 명세서 원본 — 견적서가 아니라 실제 작업 내역이 담긴 명세서를 받는다. 교환한 부품과 판금·도색 범위가 적혀 있어야 한다.
사고 접수번호 — 상대 보험사 접수번호를 기록해둔다. 몇 달 뒤 문의할 때 이것부터 묻는다.
과실 비율 확정 내용 — 최종 몇 대 몇으로 정리됐는지 문서로 받아둔다. 지급액 계산의 기준이 된다.
이 네 가지만 챙겨두면 청구가 훨씬 수월해진다. 수리 끝나고 차를 받는 날 한 번에 정리하는 편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격락손해가 뭔가요
사고로 차의 중고 시세가 떨어진 손해입니다. 정식 명칭은 자동차 시세하락손해이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지급 항목으로 들어 있습니다. 수리비와는 별개 항목이라 따로 청구해야 지급됩니다.
어떤 조건이면 받을 수 있나요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출고 후 5년 이내, 상대방 과실 사고, 수리비가 차량가액의 20퍼센트 초과입니다. 하나라도 어긋나면 대상이 아닙니다.
얼마나 받나요
수리비 대비 지급률로 계산합니다. 출고 1년 이하는 20퍼센트, 12년은 15퍼센트, 25년은 10퍼센트입니다. 수리비 600만 원에 출고 1년 차라면 120만 원입니다.
누구에게 청구하나요
상대방 보험사에 청구합니다. 내 보험사가 아닙니다. 사고 접수번호, 수리 견적서 또는 정비 명세서, 차량등록증이 필요하며 수리 완료 후에 진행합니다.
내 과실이 있는 사고도 받을 수 있나요
내가 100퍼센트 과실인 사고는 대상이 아닙니다. 과실이 나뉜 경우 상대 과실 비율만큼 받습니다. 7대 3 사고에서 내 과실이 30퍼센트면 산정액의 70퍼센트입니다.
보험사가 안 준다고 하면요
지급 요건을 충족하는데도 거절하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표준약관에 명시된 항목이라 근거가 분명합니다.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다만 기산점 판단에 다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수리가 끝나고 사고 처리를 마무리할 때 함께 청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서류를 모으기도 어려워집니다.
합의서를 이미 썼는데 청구할 수 있나요
합의서에 "이 사고와 관련해 더는 청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이 있으면 막힐 수 있습니다. 서명 전에 시세하락손해가 포함돼 있는지, 별도로 남겨두는지 확인하세요.
시세하락손해 말고 또 챙길 게 있나요
대차료(렌트 대신 현금으로 받는 선택 포함), 영업용 차량의 휴차료, 내 자차로 먼저 수리했을 때의 자기부담금 환급이 있습니다. 모두 먼저 안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 물어봐야 합니다.
왜 보험사가 먼저 알려주지 않나요
청구주의가 원칙이라 요구하지 않으면 지급하지 않습니다. 안내 의무가 없어서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 처리를 마무리할 때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