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하면 끝입니다" 신차 인수 당일 검수 — 단차와 주행거리를 먼저 본다

서명 전이 마지막 기회다. 밝은 곳에서 봐야 보인다. 사진으로 남겨 둔다.

"서명하면 끝입니다" 신차 인수 당일 검수 — 단차와 주행거리를 먼저 본다
사진: Pexels · Erik Mclean

인수증에 서명하면 그 뒤는 다른 싸움입니다

몇 달을 기다린 차를 받는 날은 마음이 들뜹니다. 담당자가 서류를 내밀면 대충 훑고 사인하게 되죠. 차는 이미 반짝반짝하니까요.

그런데 인수 검수는 그날 30분이 전부입니다. 서명하고 차를 몰고 나온 뒤에 발견한 흠은, 그게 원래 있던 것인지 내가 낸 것인지 증명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출고할 때부터 있었다'를 증명해야 하는 쪽이 나라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순서를 알고 가느냐 아니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그리고 이 검수는 '트집을 잡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확인하고 넘어가자는 절차죠. 담당자 입장에서도 나중에 말이 나오는 것보다 그 자리에서 정리되는 편이 낫거든요.

밝은 곳으로 옮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출고장은 대개 실내이거나 지붕이 있습니다. 조명이 위에서만 떨어지죠. 이 조건에서는 도장 흠집이 거의 안 보입니다.

그래서 첫 단계는 검수가 아니라 이동입니다. 담당자에게 밖으로 빼서 보겠다고 말하는 것이죠. 흐린 날이어도 실내 조명보다는 낫습니다.

보는 법도 요령이 있습니다. 패널을 정면에서 보면 안 보이고, 비스듬히 서서 빛이 반사되는 각도로 봐야 잔기스가 드러납니다. 눈높이를 낮춰 차체 옆면을 훑듯이 보시면 됩니다.

비가 오는 날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물이 묻어 있으면 흠집이 메워진 것처럼 보이거든요. 젖은 차는 제대로 못 봅니다. 이런 날은 다음으로 미루는 것도 방법입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빠뜨리지 않습니다

무작정 둘러보면 꼭 한 군데를 놓칩니다. 바깥에서 안으로, 위에서 아래로 도는 순서를 정해 두는 게 낫습니다.

먼저 차체 도장입니다. 패널마다 색이 미묘하게 다른 곳이 없는지 봅니다. 다시 칠한 자리는 각도에 따라 톤이 살짝 어긋나 보이거든요.

다음은 단차입니다. 문과 펜더 사이, 후드와 헤드램프 사이 틈이 좌우 대칭인지 봅니다. 한쪽만 벌어져 있으면 조립이나 수리를 의심할 자리입니다.

그다음 유리와 램프입니다. 앞유리 가장자리에 미세한 깨짐이 없는지, 램프 안에 습기나 이물이 없는지 봅니다.

그리고 타이어입니다. 네 짝의 제조 주차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지, 하나만 다른 제품은 아닌지 확인합니다. 옆면에 네 자리 숫자로 찍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내입니다. 시트 옆면 주름, 스티어링 휠 마모, 자주 만지는 버튼의 광택을 봅니다. 새 차인데 이 부분이 닳아 있다면 전시차나 시승차일 가능성을 물어봐야 합니다.

30분 이상검수에 쓸 시간
밝은 곳으로 이동가장 먼저 할 일
비스듬히도장 보는 각도
네 자리 숫자타이어 제조 주차
검수 부적합비 오는 날
날짜 있는 사진증거로 남길 것
주행거리·옵션서명 전 확인
인수증에 기재문제 발견 시

계기판 주행거리를 반드시 봅니다

숫자 하나만 보는 일인데 놓치기 쉽습니다.

새 차의 주행거리는 공장에서 출고장까지 실려 온 거리가 전부라 보통 수십 킬로미터 안쪽입니다. 여기서 수백 킬로미터가 찍혀 있다면 그 차는 다른 이력이 있는 차입니다.

전시차나 시승차를 계약한 게 아닌데 숫자가 크다면 그 자리에서 물어야 합니다. 서명한 뒤에 물으면 답을 듣기 어려워집니다.

계약한 옵션이 실제로 붙어 있는지 봅니다

의외로 자주 어긋나는 부분입니다. 계약서에 넣은 옵션이 실제 차에는 빠져 있는 경우죠.

특히 눈에 안 보이는 사양이 그렇습니다. 후측방 경고나 차로 이탈 방지처럼 평소에 켜지지 않는 기능은 그 자리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몇 달 뒤에나 알게 됩니다.

계약서를 손에 들고 항목을 하나씩 짚어 가며 실물과 맞춰 보시는 게 확실합니다. 시동을 걸고 설정 화면에 그 기능이 있는지 보면 됩니다. 담당자에게 "이거 어디서 켜나요"라고 물으면 자연스럽고요.

문제를 찾았으면 말이 아니라 글로 남깁니다

여기가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대목입니다.

흠집을 발견하면 담당자가 대개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처리해 드릴게요." 좋은 뜻이지만 그 말은 기록이 아닙니다. 담당자가 바뀌거나 시간이 지나면 남는 게 없거든요.

인수증이나 인도 확인서에 그 내용을 적고 서명해야 합니다. "좌측 뒷도어 하단 흠집 확인" 정도면 충분합니다. 서류에 한 줄 남는 것과 안 남는 것의 차이는 나중에 큽니다.

동시에 사진을 찍어 둡니다. 휴대폰 사진에는 날짜가 함께 저장되니 그 자체로 증거가 됩니다. 흠집만 가까이 찍지 말고, 차 전체가 나오는 사진과 가까이 찍은 사진을 짝으로 남기시는 게 좋습니다. 어느 위치인지 알 수 있어야 하니까요.

상황안 좋은 방법나은 방법
흠집 발견구두로 처리 요청인수증에 기재 후 서명
증거 남기기기억에 의존전체·근접 사진 짝으로
옵션 확인나중에 확인계약서 들고 그 자리에서
검수 장소실내 출고장밖으로 빼서 확인

서류도 차만큼 봅니다

차만 보고 서류를 대충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서류가 근거가 됩니다.

먼저 자동차등록증의 차대번호가 실제 차와 같은지 봅니다. 차대번호는 앞유리 아래쪽이나 운전석 문을 열면 나오는 스티커에 있습니다. 드문 일이지만 서류가 바뀌는 사고가 없지는 않거든요.

보증서도 챙겨야 합니다. 여기에 보증 개시일이 적힙니다. 앞서 다룬 것처럼 보증은 등록일이 아니라 판매일부터 세기 때문에, 이 날짜가 실제로 언제로 잡혔는지 확인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취득세와 등록 관련 영수증입니다. 대리점이 대행한 경우 금액이 맞는지 보셔야 합니다. 취득세는 차값의 7퍼센트인데 과세표준이 부가세를 뺀 공급가액이라, 판매가에 그냥 7퍼센트를 곱한 값보다 적게 나옵니다. 여기서 숫자가 크게 다르면 물어볼 자리입니다.

'인도 확인서'라는 이름으로 한 장에 묶여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름이 무엇이든 내가 서명하는 종이가 무슨 내용인지는 읽고 사인하셔야 합니다.

전기차는 볼 것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전기차를 인수한다면 항목이 추가됩니다.

먼저 충전 케이블입니다. 차종에 따라 완속 케이블이 기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별도이기도 합니다. 트렁크 바닥이나 프렁크를 열어 실물이 있는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다음은 배터리 충전 상태와 잔여 주행거리 표시입니다. 출고 시 만충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자체는 정상입니다. 다만 표시되는 주행 가능 거리가 그 차종의 공인 수치와 크게 동떨어져 있다면 물어볼 만합니다.

그리고 보조금 신청 상태입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지급 절차와 시점이 따로 있어서,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고 남은 절차가 무엇인지 그날 확인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건 차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 절차라 놓치면 나중에 번거로워집니다.

시운전은 짧아도 해 봅니다

가능하면 짧게라도 몰아 보는 게 좋습니다. 정차 상태에서는 안 보이는 것들이 있거든요.

핸들이 한쪽으로 쏠리는지, 브레이크를 밟을 때 떨림이 있는지, 낯선 소리가 나는지를 봅니다. 창문을 내리고 천천히 달리면 소리가 더 잘 들립니다.

새 차라도 조립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초기에 발견해야 보증 처리가 매끄럽습니다. 몇 달 지나서 말하면 사용 중 생긴 것으로 볼 여지가 생기니까요.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인수 현장은 은근히 서두르게 되는 분위기입니다. 담당자도 바쁘고, 뒤에 다른 손님이 기다리기도 하죠. 그래서 "이 정도면 됐다"는 마음이 들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차는 앞으로 몇 년을 탈 차입니다. 30분을 더 쓰는 것이 그 몇 년보다 클 수는 없습니다. 천천히 보겠다고 말하는 것이 무례한 일도 아니고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밝은 곳으로 빼서, 정해진 순서로 돌고, 주행거리와 옵션을 맞춰 보고, 찾은 것은 서류에 적고 사진으로 남깁니다. 서명은 그다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인수 검수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30분 정도는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밝은 곳으로 차를 옮기고, 도장과 단차를 보고, 실내와 계기판을 확인하고, 계약한 옵션을 하나씩 맞춰 보는 데 그 정도가 듭니다. 짧게 시운전까지 한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서명한 뒤에 흠집을 발견하면 어떻게 되나요?

출고할 때부터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서명은 차를 확인하고 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흠집은 반드시 서명 전에 찾아 인수증에 기재하고 사진으로 남겨 두셔야 합니다.

담당자가 처리해 주겠다고 말했으면 된 것 아닌가요?

구두 약속은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담당자가 바뀌거나 시간이 지나면 확인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좌측 뒷도어 하단 흠집 확인처럼 한 줄이라도 인수증이나 인도 확인서에 적고 서명받아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새 차인데 주행거리가 얼마나 나와야 정상인가요?

공장에서 출고장까지 실려 온 거리가 전부이므로 보통 수십 킬로미터 안쪽입니다. 수백 킬로미터가 찍혀 있다면 전시나 시승 등 다른 이력이 있을 수 있으니 그 자리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계약한 옵션이 빠진 것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계약서를 손에 들고 항목을 하나씩 짚어 가며 실물과 맞춰 보시면 됩니다. 후측방 경고나 차로 이탈 방지처럼 평소 켜지지 않는 기능은 시동을 걸고 설정 화면에 해당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확실합니다.

서류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자동차등록증의 차대번호가 실제 차와 같은지 먼저 봅니다. 차대번호는 앞유리 아래쪽이나 운전석 문 안쪽 스티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증서에 적힌 보증 개시일도 함께 보셔야 하는데, 보증은 등록일이 아니라 판매일부터 세기 때문입니다. 취득세와 등록 관련 영수증도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취득세 금액이 생각보다 적게 나왔는데 맞나요?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취득세율은 차값의 7퍼센트지만 과세표준이 부가가치세를 뺀 공급가액이기 때문에, 판매가에 그대로 7퍼센트를 곱한 값보다 적게 나옵니다. 반대로 판매가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이 청구됐다면 확인해 보실 만합니다.

전기차 인수할 때 더 볼 것이 있나요?

충전 케이블이 실물로 들어 있는지 트렁크나 프렁크를 열어 확인하시고, 계기판에 표시되는 주행 가능 거리가 그 차종의 공인 수치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지 보시면 됩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지급 절차가 따로 있으므로,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고 남은 절차가 무엇인지 그날 확인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비 오는 날에 인수하면 안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물이 묻어 있으면 흠집이 메워진 것처럼 보여 도장 상태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면 미루시고, 어렵다면 실내 공간에서 물기를 닦은 뒤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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