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 2분기 인도량 8.6% 급감…중국 시장 붕괴가 그룹 전체를 흔들다

폭스바겐그룹의 올해 2분기 차량 인도량이 207만7,400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8.6% 줄어든 수치다.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중국에서의 급격한 수요 이탈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며, 북미와 서유럽 일부에서의 반등만으로는 그 손실을 메우기에 역부족이었다.

폭스바겐그룹, 2분기 인도량 8.6% 급감…중국 시장 붕괴가 그룹 전체를 흔들다
사진: Wikimedia Commons · Alexander Migl

폭스바겐그룹의 올해 2분기 차량 인도량이 207만7,400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8.6% 줄어든 수치다.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중국에서의 급격한 수요 이탈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며, 북미와 서유럽 일부에서의 반등만으로는 그 손실을 메우기에 역부족이었다.

중국에서만 24만 대가 사라졌다

숫자가 말하는 현실은 냉정하다. 중국 시장 인도량은 1년 새 66만9,700대에서 42만4,300대로 줄었다. 감소율로는 36.6%에 달한다. 절대량으로 따지면 단 1개 시장에서만 24만5,000여 대가 사라진 셈이다. 전체 그룹 인도량 감소분의 대부분이 이 한 시장에서 발생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폭스바겐그룹이 중국에 얼마나 깊이 의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그간 중국은 그룹 전체 판매량의 40% 안팎을 차지해온 핵심 시장이었다. 오랜 기간 합작 파트너십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구축한 지위였지만, 전기차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중국 시장의 흐름 앞에서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BYD를 비롯한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완성도를 내세우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결과다.

포르쉐·벤틀리까지 흔들린 럭셔리 부문

중국 손실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룹 내 럭셔리 브랜드들도 일제히 부진을 기록했다. 포르쉐는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고, 벤틀리 역시 17.2% 줄었다. 두 브랜드 모두 고수익 차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판매 대수 이상의 수익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포르쉐의 경우 전기차 라인업 확대 과정에서 기대보다 더딘 수요 전환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타이칸을 중심으로 전동화 전환을 본격화했지만, 전통적인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수요 역시 고금리 여파 등으로 유럽과 북미에서 눈에 띄게 줄었다. 벤틀리는 초고가 시장 특성상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구매 심리가 위축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럭셔리 브랜드의 동반 부진은 폭스바겐그룹의 수익 구조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판매 대수 자체보다 대당 마진이 높은 차종들이 일제히 꺾였다는 것은, 전체 인도량 감소율인 8.6%보다 실제 영업이익 충격이 훨씬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미·서유럽 반등, 상쇄엔 역부족

그룹 전체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었다. 북미와 서유럽 일부 시장에서는 인도량이 소폭 개선된 흐름이 관측됐다. 미국에서는 아우디와 폭스바겐 브랜드를 중심으로 신모델 투입 효과가 일부 반영됐고, 서유럽에서도 SUV 라인업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유지됐다는 전언이다.

다만 이 지역에서의 회복세는 중국에서 증발한 물량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수십만 대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단일 시장을 다른 지역의 점진적 개선으로 빠르게 보완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구조적 과잉 의존의 문제가 단기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분기 수치가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중국 전략의 근본적 재설계가 불가피하다

이번 인도량 급감은 폭스바겐그룹이 짊어진 구조적 과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중국 의존도 자체를 낮추는 것이 해법처럼 보이지만, 그 시장을 포기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것도 단기적으로는 더 큰 손실을 의미한다. 결국 현지화 전략의 속도와 깊이를 끌어올리는 것, 즉 중국 로컬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전동화·소프트웨어 역량을 현지에서 직접 키우는 방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미 중국 내 전기차 플랫폼 공동 개발과 현지 파트너사와의 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신뢰를 되찾고 실제 판매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하반기 실적이 반등의 신호를 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지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