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0월 배터리 리스 전기차 첫 판매…자동차관리법 개정 추진

국토교통부가 올해 10월부터 국내 최초로 배터리 리스 방식의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차체와 분리해 따로 빌려 쓰는 구조로,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는 이달 중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토부, 10월 배터리 리스 전기차 첫 판매…자동차관리법 개정 추진

국토교통부가 올해 10월부터 국내 최초로 배터리 리스 방식의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차체와 분리해 따로 빌려 쓰는 구조로,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는 이달 중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현대차 전기차 2,000대 규모의 실증사업을 2년간 진행할 계획이다.

배터리를 따로 빌린다는 것의 의미

배터리 리스는 소비자가 전기차를 살 때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리스 업체로부터 월 사용료를 내고 빌리는 방식이다. 현재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알려져 있다. 차량 가격이 5,000만 원이라면 그 가운데 2,000만 원가량이 배터리 값인 셈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 비용을 한꺼번에 내지 않고 월 단위로 나눠 낼 수 있게 된다. 초기 지출이 줄어드는 만큼 전기차 진입 문턱이 낮아진다는 게 제도의 핵심 논리다. 국토부가 배터리 리스를 전기차 보급 확대의 전략적 수단으로 꺼내든 배경이기도 하다.

이 방식은 이미 유럽 일부 국가에서 운영 중이다. 프랑스 르노가 오래전부터 일부 모델에 배터리 리스를 적용해 왔고, 이를 통해 차량 가격을 낮춰 대중화에 속도를 붙인 사례가 자주 인용된다. 국내에서는 법적·제도적 근거가 없어 도입이 늦어졌는데, 이번 자동차관리법 개정 추진으로 그 기반이 처음 마련되는 것이다.

법 개정과 실증사업이 동시에 진행된다

국토부는 7월 1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이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배터리를 차량과 분리해 별도 자산으로 등록하고 리스 계약의 대상으로 삼으려면 현행 자동차관리법 체계를 손봐야 한다. 지금은 자동차를 차체와 배터리를 포함한 하나의 단위로 등록하게 돼 있어, 배터리만 따로 임대 계약을 맺는 것이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국토부는 이달 안에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해 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배터리는 차량과 별개의 재산으로 분류되고, 리스사가 배터리를 소유한 채 소비자에게 사용권만 넘기는 계약이 법적으로 유효해진다.

실증사업은 법 개정과 병행해 추진된다. 현대차 전기차 2,000대를 대상으로 2년간 운영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실제 소비자가 배터리 리스 방식으로 차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제도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소비자와 시장에 미칠 영향

배터리 리스가 정착되면 전기차 시장의 가격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전기차의 높은 가격은 보조금 없이는 내연기관차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만들어 왔다. 배터리 비용을 월 사용료로 분산하면 차량 구입 시점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고, 보조금 의존도를 낮출 여지도 생긴다.

배터리 교체 문제도 달라진다. 현재는 배터리 수명이 다하거나 성능이 저하되면 교체 비용 전부를 소유자가 부담해야 한다. 리스 구조에서는 배터리 소유권이 리스사에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 책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배터리 상태가 차량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를 분리한 차체만으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 잔존 가치 산정 방식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는다.

제도 완성까지 풀어야 할 숙제

기대와 함께 넘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우선 리스 비용이 얼마로 설정되느냐가 핵심이다. 월 사용료가 지나치게 높으면 초기 부담 절감 효과가 상쇄된다.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내는 총비용이 일시불 구매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보험이나 사고 처리에서도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차체 소유자와 배터리 소유자가 다른 상황에서 화재나 충돌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어떻게 나눌지, 현행 자동차보험 약관으로 처리가 가능한지 등은 아직 정비가 필요한 영역이다. 실증사업이 2년간 진행되는 것도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먼저 확인하고 제도를 다듬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10월 첫 판매까지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법 개정 일정과 리스 상품 설계, 소비자 안내 체계까지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출발선에 선 배터리 리스 제도가 전기차 대중화의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