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권 확보…2년 연속 파업·4000억 생산차질 재현 우려
현대자동차 노조가 합법적 파업권을 손에 쥐었다. 지난달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를 넘는 압도적 찬성률을 기록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마저 불성립으로 끝나면서 언제든 파업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파업으로 약 4,000억 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현대자동차 노조가 합법적 파업권을 손에 쥐었다. 지난달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를 넘는 압도적 찬성률을 기록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마저 불성립으로 끝나면서 언제든 파업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파업으로 약 4,000억 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92% 찬성, 압도적인 가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6월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율은 94.15%, 찬성률은 92.03%였다. 통상적인 노조 투표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조합원 10명 중 9명이 파업에 동의한 셈이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조정 불성립 결정이 내려지면서 노조는 법적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됐다. 6월 30일에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조직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수순이다.
요구안의 무게: 기본급·성과급·고용보장
노조가 내건 요구는 크게 세 갈래다. 우선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 임금 인상 폭으로만 따지면 상당한 수준이다.
성과급 요구도 만만치 않다. 노조는 회사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최근 수년간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해 온 상황에서 나온 요구인 만큼, 그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세 번째 요구가 이번 협상을 이전과 다르게 만드는 지점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 자동화 기술 확산이 생산 현장을 빠르게 바꿔가는 상황에서, 노조는 일자리 보호를 명시적인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단기 임금 협상을 넘어 중장기 고용 구조를 둘러싼 싸움으로 전선이 넓어진 모양새다.
회사 첫 제안, 노조는 '기대 이하'
7월 2일 회사 측은 첫 번째 협상안을 내놨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노조 반응은 냉담했다. 노조 측은 회사 제안이 '기대 이하'라는 입장을 내비치며 협상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사 간 첫 간격이 좁지 않다는 신호다. 통상적으로 현대차 임단협은 첫 제안 이후 수 차례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타결점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양측의 출발 지점이 이처럼 멀리 떨어져 있으면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년 연속 파업, 재현될까
업계가 주목하는 건 결국 실제 파업이 현실화하느냐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파업을 실행에 옮겼고, 그 결과 약 4,000억 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상황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완성차 생산 일정과 공급망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현대차는 최근 들어 미국 관세 리스크, 글로벌 수요 둔화 등 외부 환경 변수에도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다. 내부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경쟁력 측면에서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
노조가 확보한 파업권은 그 자체로 강력한 협상 지렛대다. 실제로 파업을 단행하기 위한 조건은 이미 충족돼 있고, 쟁대위 출범으로 실행 조직도 갖춰진 상태다. 이제 협상의 향방은 회사 측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현실적인 수정안을 내놓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7월 안에 접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 일정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