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상반기 163만 대 판매…64년 만에 역대 최다 기록
창사 이래 64년 역사상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상반기 판매 벽이 올해 무너졌다. 기아는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에서 총 163만 988대를 판매해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역대 상반기 최다 실적을 처음으로 경신했다. 전기차가 그 기록의 중심에…

창사 이래 64년 역사상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상반기 판매 벽이 올해 무너졌다. 기아는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에서 총 163만 988대를 판매해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역대 상반기 최다 실적을 처음으로 경신했다. 전기차가 그 기록의 중심에 있었다.
국내·해외 모두 함께 오른 판매 지표
지역별로 보면 국내 29만 5,779대, 해외 133만 2,473대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올해는 국내 실적이 눈에 띄게 달랐다. 6월 한 달만 떼어놓고 보면 국내 판매 증가율이 18.5%에 달해, 전체 6월 판매 증가율인 9.5%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6월 단월 전체 판매는 29만 5,72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6월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아 입장에서는 단순히 특정 분기에 쏠린 반짝 성과가 아니라 상반기 내내 고른 흐름을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기차 상반기 판매, 전년 대비 151% 급증
숫자가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은 국내 전기차 부문이다.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는 7만 2,0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1.1% 증가했다. 이 수치 역시 기아의 전기차 판매 역사에서 상반기 기준 단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최다 기록이다. 두 가지 역대 최다 기록이 같은 상반기에 나란히 세워진 셈이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151%라는 숫자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기저 효과에 기댄 결과가 아니다. 기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집중 출시하면서 판매 가능한 모델 수 자체가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EV3·EV5·PV5가 이끈 전기차 라인업
국내 전기차 판매를 주도한 모델은 EV3, EV5, PV5 순이었다. EV3는 상반기에만 1만 8,431대가 팔렸고, EV5는 1만 5,965대, PV5는 1만 5,000대를 기록했다. 세 모델을 합산하면 4만 9,000대를 웃돌아, 국내 전기차 판매 7만여 대의 3분의 2 이상을 이 세 차종이 감당했다.
EV3는 소형 전기 해치백 포지션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를 제시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 EV5는 중형 전기 SUV로 패밀리카 수요를 끌어들였고, PV5는 전동화 상용 모델로 법인 및 비즈니스 수요를 흡수했다. 세 모델이 서로 다른 사용자층을 공략하면서 수요가 특정 모델에 쏠리지 않은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반기 기록 경신이 갖는 무게
역대 최다 상반기 판매라는 수식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는 기아의 판매 역사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아가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1962년 이후, 글로벌 시장 확장과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굴곡을 모두 거쳐온 64년 동안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숫자가 올해 처음으로 갱신됐다.
이 기록이 단순히 생산 물량 확대의 결과인지, 아니면 시장에서의 브랜드 위상 변화를 반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다만 해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기아의 구조에서 국내 전기차 판매가 151%라는 급격한 증가율을 보인 것은, 내수 시장에서도 전기차 전환의 속도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하반기를 향한 과제와 전망
상반기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해서 하반기가 자동으로 순탄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충전 인프라, 보조금 정책의 변화, 경쟁 브랜드의 라인업 강화 등 변수는 여전히 많다. 국내에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지금이, 역설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보다 가격과 실용성을 앞세운 구매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아 입장에서는 EV3·EV5·PV5로 구축한 하반기 판매 기반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전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는, 이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