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3열 6인승 '모델 Y L' 미국 출시…기아 EV9·현대 아이오닉 9과 정면 대결

테슬라가 기존 모델 Y를 기반으로 차체를 늘려 3열 좌석을 추가한 '모델 Y L'의 미국 판매를 공식 시작했다. 7월 2일(현지시간) 온라인 주문이 열린 이 차량은 6인승 구성을 갖춰 전기 SUV 시장에서 기아 EV9, 현대차 아이오닉 9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테슬라, 3열 6인승 '모델 Y L' 미국 출시…기아 EV9·현대 아이오닉 9과 정면 대결
사진: Wikimedia Commons · Alexander Migl

테슬라가 기존 모델 Y를 기반으로 차체를 늘려 3열 좌석을 추가한 '모델 Y L'의 미국 판매를 공식 시작했다. 7월 2일(현지시간) 온라인 주문이 열린 이 차량은 6인승 구성을 갖춰 전기 SUV 시장에서 기아 EV9, 현대차 아이오닉 9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런치 시리즈로 시작, 가격은 6만 달러 초반

첫 출시 트림은 '런치 시리즈'로, 미국 소비자 가격은 6만1,990달러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9,530만 원 수준이다. 판매 지역은 미국 본토와 푸에르토리코이며, 온라인 주문 페이지를 통해 구매를 받고 있다.

런치 시리즈라는 명칭은 테슬라가 신차 초기 출시 시 고사양·고가 트림을 먼저 내놓는 관행에서 비롯된다. 사이버트럭, 모델 3 등 테슬라의 주요 신차들도 출시 초반에는 최상위 트림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 뒤 이후 보급형 트림을 순차적으로 추가하는 전략을 써왔다. 모델 Y L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모델보다 비싼 가격, 시장에서 먹힐까

모델 Y L의 가격은 주요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기아 EV9의 미국 시작 가격은 5만4,900달러, 현대차 아이오닉 9은 5만8,955달러로, 모델 Y L은 두 모델보다 각각 7,000달러, 3,000달러 이상 비싸다. 3열 전기 SUV를 놓고 단순 가격만 비교하면 한국 브랜드 제품 쪽이 진입 장벽이 낮은 셈이다.

다만 테슬라의 브랜드 인지도와 슈퍼차저 충전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 등 기존 테슬라 오너들이 익숙하게 누려온 생태계를 고려하면 가격 프리미엄이 실질적인 구매 걸림돌로 작용할지는 불분명하다. EV9과 아이오닉 9이 미국 시장에서 착실히 판매량을 쌓아가는 가운데, 모델 Y L의 등장이 3열 전기 SUV 시장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된다.

중국 출시 이후 글로벌 확장, 미국은 뒤늦게

모델 Y L은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먼저 세상에 나왔다. 지난해 8월 중국 시장에 출시됐으며, 이후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로 판매 지역을 순차적으로 넓혀왔다. 미국 시장 출시는 글로벌 론칭 순서상 상당히 늦은 편에 속한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이전에 모델 Y L의 미국 내 생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미국 판매를 개시한 데는 판매량 부진에 대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던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테슬라는 올해 들어 글로벌 인도량이 기대치를 밑도는 흐름을 이어왔고, 머스크 CEO의 정치 활동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일부 시장에서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패밀리카 수요 잡기 위한 승부수

3열 SUV 시장은 전동화 전환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세그먼트 중 하나다. 내연기관 시대에도 3열 SUV는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해왔고,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기아 EV9, 현대차 아이오닉 9, 리비안 R1S, 메르세데스-벤츠 EQB 등 다양한 선택지가 쌓이고 있다. 이 시장에서 테슬라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모델 X가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10만 달러를 훌쩍 넘어 대중적인 패밀리카로 포지셔닝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모델 Y L은 그 빈자리를 겨냥한 제품이다. 6만 달러 초반대에서 테슬라 특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서 패밀리카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런치 시리즈 이후 보급형 트림이 추가되면 가격 경쟁력도 어느 정도 보완될 여지가 있다. 테슬라가 이 세그먼트에서 EV9과 아이오닉 9의 아성을 얼마나 빠르게 흔들 수 있을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