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거나 흐린 날이 54%" 블랙아이스 — 잘 생기는 곳, 미리 할 일, 미끄러질 때 대처
다리 위·터널 출입구가 잘 언다. 사고는 출근길에 가장 많다. 노면이 얼면 최고속도의 절반이다.

블랙아이스는 눈 오는 날만의 일이 아닙니다
블랙아이스라고 하면 보통 눈 내린 다음 날 아침을 떠올리죠. 그런데 정부 통계는 조금 다른 그림을 보여 줍니다.
행정안전부가 2025년 12월 17일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5년 동안 도로 결빙으로 난 교통사고는 4,112건이고 이 사고로 83명이 숨지고 6,664명이 다쳤습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자료죠. 사고가 났을 때의 기상 상태로 나누면 맑거나 흐린 날이 54%(2,240건), 눈·비가 온 궂은 날이 46%(1,872건)였습니다. 보도자료도 이 대목에 '오히려'라는 말을 붙였고요.
이 54%는 사고가 어느 날씨에 났는지 나눈 비율입니다. 같은 하루를 놓고 어느 날씨가 더 위험한지 잰 값은 아니죠. 그래도 결빙 사고의 절반 이상이 맑거나 흐린 날 났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습니다. 하늘만 보고 노면을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거든요.
행정안전부는 도로 살얼음(Black ice)을 눈이나 비, 서리 등이 도로에 스며들어 얇게 얼어붙는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짙은 아스팔트 색이 얼음에 비쳐 검게 보이기 때문에 맨눈으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설명도 붙였죠.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기상청 자료,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현대 투싼(NX4) 2025·기아 스포티지(NQ5) 2026 국내 취급설명서를 직접 열어 확인한 내용입니다. 보도자료마다 집계 기간이 달라 통계에는 기간을 함께 적었습니다.
출처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겨울철, 빙판길 교통사고에 주의하세요!'(2025년 12월 17일)·'겨울 빙판길, 감속과 충분한 차간 거리 확보로 교통사고 예방하세요!'(2024년 12월 12일) (mois.go.kr)
사고는 12월·1월, 그리고 출근길에 몰립니다
2025년 보도자료의 월별 그래프를 보면 5년 합계로 12월이 1,858건, 1월이 1,340건입니다. 두 달을 합친 3,198건이 전체의 78%죠. 2024년 보도자료가 '한겨울 초입'이라고 부른 12월이 가장 많았습니다.
| 월(2020~2024년 합계) | 결빙 교통사고 |
|---|---|
| 11월 | 285건 |
| 12월 | 1,858건 |
| 1월 | 1,340건 |
| 2월 | 547건 |
| 3월 이후 | 82건 |
시간대로는 기온이 낮고 출근길 교통량이 늘어나는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가 798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바로 앞인 오전 6시에서 8시 사이가 549건으로 두 번째였고요. 2024년 보도자료는 이 시간대에 밤사이 내린 서리 등이 도로에 얇게 얼어붙으며 살얼음이 생기기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눈여겨볼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인 치사율은 낮 12시에서 2시 사이가 3.8로 가장 높았거든요. 사고 건수는 출근길에 몰리고, 사고 100건당 숨진 사람은 한낮이 가장 많았다는 뜻이죠. 보도자료는 그 이유를 따로 적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숫자인 만큼, 해가 떴다는 것만으로 노면을 믿을 근거로 삼지는 않는 편이 맞겠죠.
출처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2025년 12월 17일·2024년 12월 12일) (mois.go.kr)
결빙 사고 치사율 1.7배, 고속국도는 4.5배
치사율 비교는 2024년 12월 12일 행정안전부 보도자료에 있습니다. 2019~2023년 5년 치 자료죠. 이 기간 결빙 노면 사고는 3,944건으로 95명이 숨지고 6,589명이 다쳤습니다. 결빙 사고의 치사율은 2.4로, 결빙이 아닌 평소 교통사고 치사율 1.4보다 1.7배 높았습니다.
도로 종류로 나누면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차가 빠르게 달리고 연쇄 추돌 위험이 큰 고속국도는 결빙 사고 치사율이 18.7로 가장 높았고, 보도자료는 이를 평소보다 4.5배 높다고 적었습니다. 외곽의 군도가 6.3으로 그 뒤를 이었죠.
| 구분 | 평소(결빙 외) | 결빙 노면 |
|---|---|---|
| 전체 | 1.4명 | 2.4명 |
| 군도 | 3.1명 | 6.3명 |
| 고속국도 | 4.2명 | 18.7명 |
치사율은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이고, 위 값은 2019~2023년 합계로 보도자료 그래프에 적힌 숫자입니다.
두 보도자료는 집계 기간이 1년씩 어긋납니다. 앞의 4,112건은 2020~2024년, 여기 3,944건과 치사율은 2019~2023년 값입니다. 섞어서 계산하지 않도록 기간을 따로 적었습니다.
출처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겨울 빙판길, 감속과 충분한 차간 거리 확보로 교통사고 예방하세요!'(2024년 12월 12일) (mois.go.kr)
어디에 잘 생기나 — 다리 위·터널 출입구·응달
정부 자료가 꼽는 자리는 거의 겹칩니다. 행정안전부는 결빙이 생기기 쉬운 곳으로 다리 위, 고가도로, 터널·지하차도 입출구, 급커브, 응달 구간을 들었고, 국토교통부 카드뉴스는 이런 자리를 '그늘지고 온도가 낮은 곳'이라고 묶었죠. 자료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 자료 | 블랙아이스가 잘 생기는 곳 |
|---|---|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2024년) | 다리 위, 고가도로, 터널·지하차도 입출구, 급커브, 응달 |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2025년) | 교량, 고가도로, 터널·지하차도 입·출구, 급커브 |
| 국토교통부 카드뉴스(2023년) | 교량 위, 터널 출·입구, 산모퉁이 음지, 비탈면 구간, 해안도로 |
| 국토교통부 안내문(2026년) | 교량, 터널 출입구,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응달, 비탈면 구간 |
| 기상청장 기고(2025년) | 그늘진 도로와 교량 구간 |
언제 생기는지도 적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 2월 보도자료에 붙인 고속도로 안전수칙 안내문은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면 도로 위 물기나 습기가 얇게 얼어붙는다고 설명하고, 잘 생기는 곳을 묻는 답에 '해 뜨기 전 또는 해 진 뒤'도 함께 적었습니다. 기상청장 기고문도 도로 살얼음이 새벽이나 이른 아침 시간에 잘 생긴다고 했고요.
제조사 설명서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현대 투싼 설명서의 '눈길 또는 빙판길 주행' 항목은 같은 지역이더라도 음지와 양지의 도로 조건은 서로 다르다고 적고,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에 더 주의하라고 했습니다. 기아 스포티지 설명서의 같은 항목에도 거의 같은 문장이 있죠. 햇빛 드는 구간이 말라 있어도 다음 그늘 구간은 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도 이런 자리를 따로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2월 경찰청과 함께 낸 보도자료에서, 2020년 1월 이후 국토부 소관 일반·고속국도에서 노면 상태가 '서리/결빙'이던 사고 지점 329곳을 전수 조사해 재발 우려가 큰 121곳을 결빙취약지점으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결빙위험지점 20곳과 결빙관심지점 101곳이죠. 위험지점에는 열선을 원칙으로 깔고 교량처럼 구조적 제약이 있는 곳에는 염수분사시설을 놓으며, 사고 지점 329곳 모두에 결빙주의표지와 제설함을 두겠다는 계획입니다.
출처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2024년 12월 12일·2025년 12월 17일) (mois.go.kr) · 국토교통부 블랙아이스 예방 카드뉴스 (2023년 11월 20일) (korea.kr) · 국토교통부 결빙취약지점 보도자료 (2026년 2월 12일)와 첨부 안내문 (korea.kr) · 대전지방기상청 웹진 38호 기상청장 기고 (kma.go.kr) · 현대 투싼·기아 스포티지 취급설명서 '눈길 또는 빙판길 주행' (ownersmanual.hyundai.com · ownersmanual.kia.com)
눈으로는 못 봅니다 — 시간·온도·장소로 알아챕니다
블랙아이스를 '보고' 피하겠다는 계획은 출발부터 어긋납니다. 행정안전부는 검게 보여 맨눈으로 알아보기 어렵다고 했고, 국토교통부 카드뉴스는 맨눈에는 젖은 도로처럼 보이거나 도로 색으로 보인다고 적었거든요. 판단의 재료를 바꿔야 합니다. 눈 대신 시간과 온도, 장소를 보는 거죠.
온도 기준은 기상청 자료에 있습니다. 기상청은 겨울철 제설 대책 기간(11월 15일~이듬해 3월 15일)에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를 내 왔습니다. 대전지방기상청 웹진에 실린 기상청장 기고(2025년 1월) 지면은 단계 기준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 단계 | 기상청 기준(노면 상태·기온) |
|---|---|
| 관심(1단계) | 노면이 젖어 있고 기온 4℃ 초과 |
| 주의(2단계) | 노면이 젖어 있고 기온 0℃ 초과 4℃ 이하 |
| 위험(3단계) | 노면에 눈이나 얼음이 있고 기온 0℃ 이하 |
여기서 읽을 대목은 '주의' 단계입니다. 기온이 영상이어도 노면이 젖어 있고 4℃ 이하면 주의로 본다는 거죠. 바깥 온도가 영상이라는 것만으로는 마음을 놓을 근거가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 정보는 길 위에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상청은 2023년 11월 보도자료에서 이 정보를 티맵·카카오내비와 한국도로공사 도로전광판(VMS)으로 실시간 내보낸다고 밝혔고, 기상청장 기고문은 2022년 중부내륙선을 시작으로 도로기상 관측 노선을 해마다 늘려 왔다고 적었습니다. 국토교통부도 2026년 2월 보도자료에서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의 취약 시간대에 결빙우려구간을 도로전광표지와 내비게이션(카카오내비부터)으로 안내한다고 밝혔고요. 어느 노선, 어느 앱에서 보이는지는 해마다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쓰는 앱에서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차 안에서 받는 신호도 하나 있습니다. 투싼 설명서는 주행 중 차체 자세 제어(ESC) 장치가 작동하는 구간에서는 ESC 작동 표시등이 깜빡인다고 적었습니다. ESC가 지금 끼어들어 차의 자세를 잡고 있다는 뜻이죠. 같은 설명서는 이 표시등이 깜빡이면 가속하지 말고 서행하라고 했습니다. 마른 길로 보이는 구간에서 이 표시등이 깜빡였다면 노면을 다시 의심할 신호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출처 · 기상청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 보도자료 (2023년 11월 15일) (kma.go.kr) · 대전지방기상청 웹진 38호 기상청장 기고 '겨울철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기상정보에 대해' (kma.go.kr) ·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2026년 2월 12일) (korea.kr) · 현대 투싼 취급설명서 '차체 자세 제어(ESC) 장치' (ownersmanual.hyundai.com)
미리 할 일 ① 노면이 얼면 최고속도의 절반
감속에는 법이 정한 숫자가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 ②항은 비·안개·눈 등으로 날씨가 거칠 때의 감속 운행 기준을 둡니다. 노면이 얼어붙은 경우에는 최고속도의 100분의 50을 줄인 속도로 달려야 하죠. 폭우·폭설·안개 등으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이거나 눈이 20mm 이상 쌓였을 때도 같은 절반입니다. 비가 내려 노면이 젖어 있거나 눈이 20mm 미만 쌓였을 때는 100분의 20을 줄입니다.
| 원래 최고속도 | 노면이 젖었을 때(20% 감속) | 노면이 얼었을 때(50% 감속) |
|---|---|---|
| 100km/h | 80km/h | 50km/h |
| 80km/h | 64km/h | 40km/h |
| 60km/h | 48km/h | 30km/h |
| 50km/h | 40km/h | 25km/h |
같은 조항에는 단서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경찰청장이나 시·도경찰청장이 가변형 속도제한표지로 최고속도를 정했다면 그 숫자를 따라야 하고, 가변형 표지와 다른 안전표지의 숫자가 다르면 가변형 속도제한표지가 우선입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결빙취약지점 121곳에 기상과 노면 상태에 따라 제한속도를 바꿔 보여 주는 가변형속도제한표지(VSL)를 설치하기로 하고, 2026년 11월 15일 제설 대책 기간 전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안내문의 숫자도 같은 범위에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안내문은 '속도부터 줄이기'를 제목으로 달고 살얼음 구간에서 속도를 20% 이상 줄이라고 했고, 2024년 행정안전부·경찰청·도로교통공단 안내문은 최고 속도의 20~50% 감속을 적었죠. 노면이 얼었다고 판단되는 구간이라면 법이 정한 절반이 기준입니다.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행정안전부령 제636호, 2026년 8월 24일 시행) (law.go.kr) ·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2026년 2월 12일) (korea.kr)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2024년 12월 12일) (mois.go.kr)
미리 할 일 ② 거리는 2배 이상, 조작은 부드럽게
빙판에서 제동 거리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는 행정안전부 보도자료에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값이 실려 있습니다. 시속 30km에서 마른 노면과 빙판길의 제동 거리를 잰 결과죠.
| 시속 30km 제동 거리 | 승용차 | 화물차 | 버스 |
|---|---|---|---|
| 마른 노면 | 1.5m | 2.7m | 3.5m |
| 빙판길 | 10.7m | 12.4m | 17.5m |
| 배수 | 7.0배 | 4.6배 | 4.9배 |
승용차가 7.0배로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서 정부 안내는 거리부터 말합니다. 2024년 행정안전부·경찰청·도로교통공단 안내문과 2026년 국토교통부 안내문 모두 앞차와의 거리를 2배 이상 두라고 적었죠. 실험에서 늘어난 배수가 2배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2배 이상'의 2배는 넉넉한 값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읽는 게 맞겠죠.
조작은 부드럽게 합니다. 투싼 설명서는 눈길이나 빙판에서는 타이어의 접지력이 약해지므로 가속 페달이나 스티어링 휠을 거칠게 조작하면 위험하다고 적고, 급출발·급가속·급제동을 삼가라고 했습니다. 내리막길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쓰면 방향 조작에 도움이 된다는 문장도 같은 항목에 있죠. 블랙아이스가 잘 생기는 급커브 앞에서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투싼 설명서는 커브길에서 브레이크를 밟거나 기어를 변속하지 말고 미리 속도를 줄인 뒤 차체를 될 수 있는 한 똑바로 유지하며 돌라고 했거든요.
크루즈 컨트롤은 끄는 게 설명서의 답입니다. 투싼 설명서는 크루즈 컨트롤을 쓰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으로 비, 눈, 얼음 등으로 미끄러워진 도로를 들고, 반드시 주행이 원활한 도로에서만 쓰라고 적었습니다. 앞차와의 거리를 맞춰 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도 같은 길이 걸려 있습니다. 투싼과 스포티지 설명서 모두 비·눈·얼음 등으로 미끄러워진 도로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로 적었죠.
타이어도 미리 볼 일입니다. 투싼 설명서는 기온이 7℃ 이하이거나 눈길·빙판길을 달릴 때 스노우 타이어나 규격에 맞는 타이어 체인을 장착하라고 하고, 서머 타이어는 7℃ 이하에서 접지력이 현저히 낮아져 제동력과 구동력을 잃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출처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2024년 12월 12일·2025년 12월 17일) (mois.go.kr) ·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첨부 안내문 (2026년 2월 12일) (korea.kr) · 현대 투싼 취급설명서 '눈길 또는 빙판길 주행'·'커브길 주행 시'·'크루즈 컨트롤 기능 끄기'·'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이상 및 제한 사항' (ownersmanual.hyundai.com) · 기아 스포티지 취급설명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이상 및 제한 사항' (ownersmanual.kia.com)
미끄러질 때 — 핸들은 미끄러지는 쪽으로
미끄러질 때 핸들을 어느 쪽으로 돌리는지는 정부 안내에 답이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카드뉴스는 결빙 구간에서 타이어가 미끄러지면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라고 적었고, 미끄러지는 쪽과 반대로 핸들을 조작하면 차가 도는 스핀 현상이 심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2024년 행정안전부·경찰청·도로교통공단 안내문도 운전대를 급하게 돌리지 말고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천천히 조향하라고 했죠.
브레이크는 두 자료를 같이 읽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 카드뉴스는 브레이크를 한 번에 세게 밟지 말고 여러 번 나눠 밟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투싼 설명서의 ABS 항목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급제동할 때는 차량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고,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반복해서 세게 밟지 말라는 거죠.
두 문장이 갈리는 곳은 급제동입니다. 카드뉴스는 차를 나누지 않은 일반 안내이고, 설명서 문장은 ABS가 달린 차를 전제로 하죠. 투싼 설명서의 브레이크 항목을 보면 둘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입니다. 같은 항목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는 여러 번에 나누어 밟으라는 문장과 ABS가 장착된 경우 브레이크 페달을 반복해서 세게 밟지 말라는 문장이 함께 있거든요. 나눠서 부드럽게 줄이는 것과 세게 반복해서 밟는 것은 다른 동작이라는 뜻입니다. 속도를 줄여 갈 때는 나눠 밟고, ABS가 달린 차로 꼭 서야 하는 급제동이라면 설명서대로 끝까지 힘껏 밟아 유지합니다.
ABS가 있어도 운전자가 할 일은 남습니다. 투싼 설명서는 ABS가 달린 차는 급제동할 때도 스티어링 휠로 진행 방향을 조작할 수 있다고 적었고, 이때 페달로 전해지는 진동과 소음은 정상이라고 했습니다. 동시에 ABS가 달린 차도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경고했죠. 한쪽 바퀴만 얼음에 올라선 경우도 설명서에 나옵니다. 왼쪽 타이어는 얼음판, 오른쪽 타이어는 아스팔트에 걸친 노면에서 ABS가 작동하면 샤시 통합 제어(VSM)가 ESC와 전동 파워 스티어링을 함께 제어한다는 설명인데, 같은 항목에 보조 시스템이니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라는 문장도 있습니다.
ESC 버튼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투싼 설명서는 ESC 작동 표시등이 깜빡이고 있을 때 절대로 ESC 작동 정지 버튼을 누르지 말라고 했고, 미끄러운 노면에서 급가속하거나 곡선 도로에서 가속하는 중에 ESC를 끄면 갑작스럽게 차가 미끄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스포티지 설명서도 곡선로·눈이 쌓인 도로·빙판길에서 ESC 기능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라고 적었죠.
차가 멈췄다면 뒤를 봅니다. 국토교통부 카드뉴스는 미끄러지던 차가 멈추면 즉시 비상등을 켜고 뒤따라오던 차들의 위치를 파악하라고 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면 국토교통부 안내문의 '비·트·박·스'가 순서입니다. 비상등 켜기, 트렁크 열기, 차 밖으로 대피, 스마트폰으로 112·119 신고죠. 안내문은 차 안에 머무르지 말라며 2차 사고가 더 위험하다고 적었습니다.
출처 · 국토교통부 카드뉴스 (2023년 11월 20일) (korea.kr) ·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첨부 안내문 (2026년 2월 12일) (korea.kr)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첨부 안내문 (2024년 12월 12일) (mois.go.kr) · 현대 투싼 취급설명서 'ABS'·'브레이크'·'샤시 통합 제어(VSM)'·'차체 자세 제어(ESC) 장치' (ownersmanual.hyundai.com) · 기아 스포티지 취급설명서 '차체자세 제어 장치(ESC)' (ownersmanual.kia.com)
그래서 어떻게 판단하나요?
블랙아이스는 맨눈으로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판단은 출발 전과 그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 끝내야 하죠. 위 자료를 상황별로 묶으면 이렇습니다.
| 이럴 때 | 이렇게 |
|---|---|
| 새벽·출근길, 밤사이 기온이 떨어진 날 | 맑아도 결빙 가능성을 두고 출발한다 |
| 다리 위·고가도로·터널 출입구·응달·급커브 앞 | 들어가기 전에 미리 속도를 줄인다 |
| 기온 0℃ 초과 4℃ 이하에 노면이 젖어 보일 때 | 기상청 '주의' 조건이다. 얼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줄인다 |
| 노면이 얼었다고 판단될 때 | 최고속도의 절반, 앞차와 거리는 평소 2배 이상 |
| 크루즈 컨트롤을 켜 둔 채라면 | 끈다 |
| ESC 표시등이 깜빡일 때 | 가속하지 말고 서행한다. ESC 정지 버튼은 누르지 않는다 |
|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 핸들은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천천히 |
숫자 하나만 기억한다면 54%입니다. 결빙 사고의 절반 이상이 맑거나 흐린 날 났죠. '오늘은 눈이 안 왔으니 괜찮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근거로는 충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블랙아이스에서 미끄러지면 핸들은 어느 쪽으로 돌리나요?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천천히 돌리라는 것이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안내입니다. 국토교통부 카드뉴스는 반대로 꺾으면 차가 도는 스핀 현상이 심해진다고 적었습니다.
블랙아이스는 왜 눈에 잘 안 보이나요?
행정안전부는 얇게 얼어붙은 얼음에 짙은 아스팔트 색이 비쳐 검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국토교통부 카드뉴스도 맨눈에는 젖은 도로처럼 보이거나 도로 색으로 보인다고 적었습니다.
눈이 안 온 날에도 생기나요?
생깁니다. 2020~2024년 결빙 사고 4,112건 중 54%(2,240건)가 맑거나 흐린 날 났습니다. 국토교통부 안내문은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면 도로 위 물기나 습기가 얇게 얼어붙는다고 설명합니다.
블랙아이스는 어디에 잘 생기나요?
행정안전부는 다리 위, 고가도로, 터널·지하차도 입출구, 급커브, 응달 구간을 들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산모퉁이 음지, 비탈면 구간, 해안도로도 함께 꼽았습니다.
몇 시에 가장 조심해야 하나요?
2020~2024년 결빙 사고는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가 798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치사율은 낮 12시에서 2시 사이가 3.8로 가장 높아 한낮에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기온이 영상이면 괜찮지 않나요?
기상청 도로살얼음 정보는 노면이 젖어 있고 기온이 0℃ 초과 4℃ 이하일 때를 '주의' 단계로 봅니다. 영상이어도 4℃ 이하에 노면이 젖어 있으면 조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얼어붙은 길에서는 얼마나 줄여야 하나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는 노면이 얼어붙은 경우 최고속도의 100분의 50을 줄인 속도로 달리게 합니다. 최고속도 80km/h 도로라면 40km/h입니다. 가변형 속도제한표지가 있으면 그 숫자를 따릅니다.
빙판길 제동 거리는 얼마나 늘어나나요?
행정안전부 보도자료에 실린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에서 시속 30km 승용차 제동 거리는 마른 노면 1.5m, 빙판길 10.7m로 7.0배였습니다. 화물차는 4.6배, 버스는 4.9배였습니다.
브레이크는 나눠 밟나요, 꽉 밟나요?
속도를 줄여 갈 때는 나눠 밟습니다. ABS가 달린 차로 급제동해야 한다면 투싼 설명서는 차가 멈출 때까지 페달을 힘껏 밟고, 발을 떼거나 반복해서 세게 밟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크루즈 컨트롤을 켜도 되나요?
투싼 설명서는 비·눈·얼음 등으로 미끄러워진 도로를 크루즈 컨트롤을 쓰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으로 꼽고, 주행이 원활한 도로에서만 쓰라고 했습니다.
ESC가 있으면 괜찮지 않나요?
투싼 설명서는 눈이 쌓인 도로나 노면이 얼어 있는 도로에서 ESC 기능에 의존하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표시등이 깜빡이면 가속하지 말고 서행하고, 그때 ESC 정지 버튼은 누르지 말라고 했습니다.
4륜구동이면 빙판에서 더 잘 서나요?
투싼 설명서는 4륜구동 차량의 제동 거리가 2륜구동 차량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미끄러운 길에서는 차간거리를 충분히 두라고 했습니다.
내비게이션에서 결빙 정보를 볼 수 있나요?
기상청은 2023년 11월 보도자료에서 제설 대책 기간(11월 15일~3월 15일)에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를 티맵·카카오내비와 도로전광판으로 내보낸다고 밝혔습니다. 국토교통부도 2026년 2월 결빙우려구간을 카카오내비부터 안내한다고 했습니다. 노선과 앱 범위는 출발 전에 확인하세요.
고속도로에서 미끄러져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나요?
국토교통부 안내문의 '비·트·박·스'를 따릅니다.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고, 차 밖으로 대피한 뒤, 스마트폰으로 112·119에 신고합니다. 안내문은 차 안에 머무르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출처
- https://www.mois.go.kr/frt/bbs/type010/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08&nttId=122471
- https://www.mois.go.kr/frt/bbs/type010/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08&nttId=114408
-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744452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59486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22849
- https://www.kma.go.kr/kma/flexer/html/press/2023/11/15/ATC202311150847022_73c0b3f0-ebff-4ed6-b83e-17cf4fc99e82.hwp.files/Sections1.html
- https://www.kma.go.kr/daejeon/html/pop/webzine/202502_DROM_webzine_38.pdf
- https://www.law.go.kr/법령/도로교통법시행규칙/제19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