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친환경차 누적 생산 1,700만 대 돌파…글로벌 전동화 신기록

7월 10일, 중국 시안 공장에서 BYD의 친환경차 누적 생산량이 1,700만 대를 넘어섰다. 세계 어떤 완성차 업체도 먼저 밟지 못한 이정표다. 1,700만 번째 차량으로는 이 자리에서 함께 공개한 대형 플래그십 패밀리 세단 씰 08(SEAL 08)이 선정됐다.

BYD, 친환경차 누적 생산 1,700만 대 돌파…글로벌 전동화 신기록
사진: Wikimedia Commons · Navigator84

7월 10일, 중국 시안 공장에서 BYD의 친환경차 누적 생산량이 1,700만 대를 넘어섰다. 세계 어떤 완성차 업체도 먼저 밟지 못한 이정표다. 1,700만 번째 차량으로는 이 자리에서 함께 공개한 대형 플래그십 패밀리 세단 씰 08(SEAL 08)이 선정됐다.

아무도 먼저 찍지 못한 숫자

친환경차 누적 생산 1,700만 대는 단순한 누적 수치가 아니다. 이 기록은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합산한 수치로, BYD가 두 파워트레인을 동시에 공략해 온 전략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단일 파워트레인에 집중한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BYD는 일찍부터 BEV와 PHEV 라인업을 병행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혀왔다.

기록 달성 행사 장소로 시안 공장이 선택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시안은 BYD의 핵심 생산 거점 중 하나로,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모델들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기념 행사를 단순한 홍보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씰 08의 공개 무대로 활용한 것은, 이 자리가 브랜드의 과거 실적과 미래 방향을 동시에 선언하는 자리임을 의식한 연출로 읽힌다.

씰 08, 1,700만 번째 차량의 자리를 차지하다

기념 차량으로 낙점된 씰 08은 BYD가 새롭게 선보인 대형 패밀리 세단이다. 씰 시리즈는 BYD의 '오션(Ocean)' 디자인 언어를 따르는 라인업으로, 기존 씰이 스포티한 중형 세단을 지향했다면 씰 08은 한 체급 위인 대형급으로 포지셔닝된다. 가족 단위 소비자를 겨냥한 플래그십이라는 점에서, 브랜드가 이제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신호를 담고 있다.

플래그십 패밀리 세단이라는 포지셔닝은 단순히 차체 크기를 키운 것과 다른 의미를 갖는다. 가격대와 사양이 올라갈수록 브랜드 이미지 전체를 견인하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BYD가 씰 08을 1,700만 대 기념 무대의 주인공으로 세운 것은 이 모델에 그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시사한다.

상반기 해외 판매, 전년 대비 68% 뛰었다

숫자는 공장 안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BYD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180만 8,511대였다. 이 가운데 해외 판매는 78만 9,367대로 집계됐으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8%에 달한다. 1년 사이에 해외 판매량이 3분의 2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이 수치는 BYD의 전동화 성장이 내수 시장에만 기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유럽 등 복수의 지역에서 판매 채널을 확장해 온 결과가 상반기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현지 관세 이슈와 견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판매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동화 선도 기업의 자리, 더 멀어지는 격차

1,700만 대 기록은 BYD 내부의 이정표이기도 하지만, 업계 전체의 맥락에서 읽을 때 의미가 달라진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 전기차 전환에 가장 적극적이라고 평가받는 업체들조차 아직 이 수준의 친환경차 누적 생산량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BYD는 2003년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해, 자체 배터리 내재화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왔다. 생산 원가 통제력과 배터리 기술력이라는 두 축이 이 누적 기록을 만들어낸 구조적 배경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배터리 공급망을 외부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것과 비교하면, 수직 계열화의 이점이 장기 생산량 경쟁에서 얼마나 유효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경쟁은 이미 속도전에서 내구전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초기 시장 선점의 단계를 지나, 이제는 누가 더 오래, 더 넓게, 더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국면이다. 1,700만 대라는 숫자는 그 내구전에서 BYD가 얼마나 앞서 달리고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다음 이정표가 어디서, 얼마나 빨리 세워질지를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