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제도 7월 개편, 60점 미달 수입차는 한 푼도 못 받는다

정부가 2026년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제조사 평가 점수가 100점 만점에 60점을 넘지 못하면 보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사업수행자 평가제'가 본격 시행됐고,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미 업계 안…

전기차 보조금 제도 7월 개편, 60점 미달 수입차는 한 푼도 못 받는다

정부가 2026년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제조사 평가 점수가 100점 만점에 60점을 넘지 못하면 보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사업수행자 평가제'가 본격 시행됐고,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미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00점짜리 평가표가 가른 보조금의 문

새 제도의 핵심은 제조사를 100점 만점 기준으로 줄 세우는 것이다. 연구개발 투자액,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소비자를 위한 사후관리 수준이 평가 항목에 포함된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따로 있다. 공급망 기여도에만 40점이 배정돼 있는데, 이 항목은 국내에서 생산하는지, 국산 부품을 얼마나 쓰는지를 들여다본다.

현실적으로 국내에 생산 공장을 두지 않은 테슬라나 BYD 같은 브랜드는 공급망 기여도에서 큰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40점짜리 항목에서 불리한 출발을 하는 셈이니, 합산 60점 문턱을 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사실상 국내 생산·국산 부품 사용 여부가 보조금을 받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구조다.

화재안심보험도 7월부터 필수 요건으로

이번 개편에서 보조금 지급 요건이 하나 더 추가됐다. 7월부터는 전기차 화재안심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보조금 자체를 받을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배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높아진 것을 정부가 정책에 반영한 결과다.

보험 가입을 보조금의 전제 조건으로 묶어놓은 것은, 제조사가 판매 이후 안전 관리 책임을 일정 부분 지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혜택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셈이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비용과 행정 부담이 하나 더 얹히는 구조다. 수입 브랜드일수록 국내 보험사와의 연계 체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대응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외 업계, 같은 제도를 다르게 읽는다

이번 개편을 둘러싼 국내외 업계의 시각은 뚜렷하게 갈린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전기차 업계는 이번 정책이 국산차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조치라고 평가한다. 국내 공장과 부품 협력사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만큼, 공급망 기여도 항목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개발 투자나 사후관리 체계도 이미 국내에 촘촘하게 갖춰져 있어 60점 문턱을 넘기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입차 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업계는 이번 평가 기준이 설계 자체부터 국내 제조사에 유리하게 맞춰져 있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수입 장벽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급망 기여도처럼 국내 생산 여부에 가중치를 두는 항목은 글로벌 제조 방식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 판도, 하반기부터 달라질 수 있다

제도 시행 시점이 7월인 만큼, 하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그 영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조금이 끊기면 수입 전기차의 실구매 가격이 수백만 원 이상 높아질 수 있어,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이 온다. 소비자 구매 결정에서 국산 전기차가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구조다.

수입 브랜드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평가 점수를 끌어올리려면 국내 생산이나 국산 부품 조달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부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가격을 내리거나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공백을 메우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것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대응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단순한 구매 지원을 넘어 산업 정책 수단으로 기능하는 흐름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번 개편을 통해 그 흐름에 합류한 셈인데, 국내 시장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는 올 하반기가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