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7월 전 2차 비용절감안 확정 추진…2029년까지 1,900명 감원

포르쉐가 추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리버 블루메 후임으로 경영을 맡은 포르쉐 최고경영자(CEO) 라이터스는 오는 7월 공장 하계 휴가 전까지 2차 비용절감 패키지에 관한 노사 합의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미 배터리 자회사를 포함한 사업장 3곳을 폐쇄하고…

포르쉐, 7월 전 2차 비용절감안 확정 추진…2029년까지 1,900명 감원
사진: 포르쉐 제공

포르쉐가 추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리버 블루메 후임으로 경영을 맡은 포르쉐 최고경영자(CEO) 라이터스는 오는 7월 공장 하계 휴가 전까지 2차 비용절감 패키지에 관한 노사 합의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미 배터리 자회사를 포함한 사업장 3곳을 폐쇄하고 500명 이상을 정리해고한 포르쉐가 더 큰 감원 계획을 예고하면서, 브랜드의 장기 전략 전반이 근본적인 수술대 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자회사 폐쇄, 이미 시작된 수축

포르쉐의 구조조정 행보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셀포스 그룹의 폐쇄다. 셀포스는 포르쉐가 전기차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키우려 했던 배터리 셀 자회사였다. 폭스바겐 그룹 전체의 전동화 전략 안에서 배터리 내재화를 담당하며 의미 있는 역할이 기대됐으나, 결국 사업을 이어갈 명분을 잃었다.

셀포스 외에도 포르쉐는 총 3개 사업장을 추가로 닫았으며, 이 과정에서 5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2차 감원 패키지가 합의되기 전에 이미 단행된 조치다. 라이터스 CEO가 7월 이전 확정을 서두르는 2차 패키지에는 2029년까지 1,900명을 추가로 감축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1차와 2차를 합산하면 포르쉐 전체 인력 가운데 상당한 비중이 수년 안에 사라지게 된다.

노사 합의를 전제로 추진되는 구조이기에 협상 테이블에서 노동자 측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공동결정제(Mitbestimmung) 전통상, 근로자협의회의 동의 없이는 대규모 감원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포르쉐가 7월을 데드라인으로 못박은 것은 하반기 이전에 구조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는 경영진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중국·북미 판매 동반 부진, 수익성 기반이 흔들렸다

포르쉐가 이렇게까지 허리를 졸라매는 직접적 원인은 판매 부진이다.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포르쉐의 판매는 21% 급감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BYD나 리샹 같은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포르쉐 특유의 스포츠성과 브랜드 헤리티지가 가격 대비 가치를 따지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절대적 기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미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11% 감소라는 수치는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추세적 하락의 신호로 읽힌다. 금리 인상 여파로 고가 차량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다, 전기차 전환을 둘러싼 시장의 혼란이 포르쉐 브랜드 특유의 소비층마저 흔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전기차 전략 차질이 겹쳤다. 포르쉐는 타이칸을 앞세워 전동화 전환을 선도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 했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셀포스 폐쇄는 그 전략의 실패를 외부에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연간 28만 대 이하로 생산 능력 자체를 줄인다

비용절감과 인력 감축에 그치지 않고 포르쉐는 생산 능력 자체를 전면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전년도 기준 약 28만 대 수준인 생산 캐파를 그 이하로 낮추겠다는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을 유지하면 재고 부담과 단위 생산원가가 올라간다는 판단이 깔린 결정이다.

포르쉐에게 이는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다. 그간 포르쉐의 경영 성과는 높은 마진율과 효율적인 생산 운영에 기반해 있었다. 연간 생산 규모를 의도적으로 줄인다는 것은 브랜드의 희소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 축을 이동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그 이면에는 투자 여력 축소라는 냉정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독일 자동차 산업 전체의 조정기

포르쉐의 구조조정은 독일 완성차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 궤를 같이한다. 모기업 폭스바겐 그룹 역시 독일 내 공장 폐쇄와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역시 수익성 방어를 위해 비용 구조를 손보고 있다.

포르쉐는 그동안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브랜드였다. 2022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별도 상장까지 마친 포르쉐가 이처럼 가파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사실은,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안전지대도 더 이상 없다는 신호로 업계는 받아들인다.

7월이라는 시한까지 포르쉐가 노사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당장의 관전 포인트다. 합의가 이뤄진다면 하반기 들어 포르쉐의 조직 슬림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 회복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라이터스 체제의 포르쉐가 어떤 방식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지, 업계의 시선이 슈투트가르트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