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건너려고만 해도 서야 합니다" 횡단보도 일시정지 의무 — 어디까지가 보행자인가
건너려는 사람 앞에서도 선다. 스쿨존 무신호 앞에선 늘 선다. 우회전도 예외가 없다.

'건너는 중'이 아니라 '건너려는 때'입니다
운전면허를 딴 지 오래된 분일수록 이 조항을 옛날 버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랬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멈춘다. 그래서 아직 인도에 서 있는 사람은 지나가도 됐죠.
지금은 다릅니다. 도로교통법 제27조는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하는 때'라고 적고 있습니다. 2022년에 바뀐 부분이 바로 이 '통행하려고 하는 때'입니다.
즉 아직 발을 안 뗐어도 건너려는 기색이면 서야 합니다. 인도 끝에 서서 차도를 보고 있는 사람, 횡단보도 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이 여기 해당하죠. 2022년 7월 11일까지는 건너고 있는 사람만 대상이었지만, 7월 12일부터는 건너려고 하는 사람까지 들어옵니다.
이 한 줄 차이로 단속 기준이 통째로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개정 사실을 모르고 예전 감각으로 운전하는 분이 여전히 많습니다.
출처 · 도로교통법 제27조(보행자의 보호)
어디까지가 '건너려는 때'일까요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사람이 서 있기만 해도 서야 하나요?
법조문에 '몇 미터 안에 있으면'처럼 딱 떨어지는 기준은 없습니다. 대신 판단은 이렇게 갑니다. 횡단보도 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거나, 인도 경계에 서서 차도를 살피고 있다면 통행하려는 때로 봅니다. 반대로 횡단보도 옆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중이거나, 버스를 기다리며 등을 돌리고 서 있다면 건널 의사가 안 보이니 다르게 봅니다.
애매하면 어떻게 할까요? 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잘못 판단해서 안 섰을 때 치르는 값이 훨씬 크거든요. 범칙금과 벌점은 물론이고, 사고가 나면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이 붙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합의로 끝나지 않는 유형이 됩니다.
여기서 '12대 중과실'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은 그중 하나예요. 종합보험에 들었어도 형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스쿨존 무신호 횡단보도는 조건이 없습니다
여기가 특히 중요합니다. 2022년에 함께 신설된 조항이죠.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설치된 횡단보도 중 신호기가 없는 곳에서는, 보행자가 있든 없든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읽으신 대로입니다. 사람이 없어도 섭니다. '보행자의 횡단 여부와 관계없이'라고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 상황 | 멈춰야 하나 |
|---|---|
| 일반 횡단보도, 사람 없음 | 서지 않아도 됩니다 |
| 일반 횡단보도, 건너려는 사람 있음 | 섭니다 |
| 스쿨존 무신호 횡단보도 | 사람이 없어도 섭니다 |
이 조항을 모르면 스쿨존을 그냥 통과하게 됩니다. 앞에서 본 대로 스쿨존은 과태료·범칙금이 가중되는 곳이고요. 아침 등굣길에 이걸로 걸리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우회전에서 가장 많이 걸립니다
실무에서 혼란이 제일 큰 곳이 우회전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전방 신호가 빨간불일 때는 일단 정지선 앞에서 일시정지합니다. 보행자가 없으면 우회전할 수 있고요. 다만 우회전한 뒤 만나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거나 건너려 하면 거기서 다시 섭니다. 한 번 섰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우회전 신호등이 따로 설치된 곳은 규칙이 더 단순합니다. 그 신호등의 녹색 화살표가 켜져야 우회전할 수 있고, 빨간불이면 보행자가 없어도 못 갑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우회전은 '멈췄다 간다'가 기본입니다. 서행이 아니라 정지예요. 바퀴가 완전히 멈춰야 합니다.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상황이 부담스럽죠. 그런데 뒤차의 재촉과 벌점을 바꾸는 건 손해입니다. 사고가 나면 그 뒤차가 책임을 나눠주지도 않고요.
어떻게 단속될까요
'경찰이 그 자리에 서 있어야 잡히는 것 아닌가' 싶지만, 실제 경로는 여러 갈래입니다. 교차로나 스쿨존에 배치된 경찰이 직접 보는 현장 단속이 있고, 우회전 구간과 스쿨존에 설치가 늘고 있는 무인 단속 장비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다룬 스마트국민제보로 블랙박스 영상이 접수되는 주민 신고가 있죠.
세 번째가 특히 늘었습니다. 뒤차 블랙박스에 내가 보행자를 지나쳐 가는 장면이 그대로 찍히거든요. '못 봤다'는 해명이 영상 앞에서 잘 통하지 않습니다.
신고 영상은 앞뒤 맥락이 함께 담깁니다. 보행자가 인도 끝에 서 있는 장면부터 내 차가 그대로 통과하는 장면까지요. 그래서 '건너려는 기색이 없었다'는 주장이 힘을 잃습니다.
사고가 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단속으로 끝나는 것과 사고가 나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 중 하나입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보통의 교통사고는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고 피해자와 합의하면 형사 절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면 그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험도 있고 합의도 했는데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겁니다.
| 구분 | 일반 사고 | 12대 중과실 |
|---|---|---|
| 종합보험 가입 시 | 형사 절차 면제 가능 | 면제되지 않음 |
| 합의 효과 | 처벌 불원으로 종결 가능 | 양형에 참작될 뿐 |
즉 횡단보도 사고는 보험으로 덮이지 않는 유형입니다. 이 사실만 알아도 횡단보도 앞에서의 판단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과실 비율도 다릅니다. 횡단보도 위 보행자 사고는 운전자 과실이 크게 잡히는 게 기본이에요. 보행자에게 잘못이 있어도 그 비율이 낮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행자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보행자'가 걸어가는 사람만 뜻하는 건 아닙니다. 자전거나 킥보드에서 내려서 끌고 건너는 사람은 보행자로 봅니다. 반대로 타고 건너면 원칙적으로 보행자가 아니지만, 사고가 났을 때의 판단은 상황에 따라 갈리죠. 유모차와 보행보조용 의자차는 보행자입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두고 '보행자가 아니니 가도 된다'고 판단하는 건 위험합니다. 부딪히면 결과로 판단되지 법리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운전하면 되나요
조항을 다 외우기보다 습관 몇 개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 횡단보도가 보이면 발을 브레이크로 옮깁니다. 사람이 없어 보여도요
- 인도 쪽을 봅니다. 차도만 보면 '건너려는 사람'이 안 보입니다
- 우회전은 무조건 한 번 멈춥니다. 판단은 멈춘 뒤에 합니다
- 스쿨존 무신호 횡단보도에서는 조건 없이 멈춥니다
- 애매하면 섭니다. 서서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마지막 항목이 실질적으로 가장 쓸모 있습니다. 판단이 반반이면 서는 쪽이 늘 낫거든요. 몇 초 늦는 것과 벌점·형사 절차를 저울에 올릴 일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기준이 '건너는 중'에서 '건너려는 때'로 넓어졌다(2022년 7월 12일 시행)
- 스쿨존 무신호 횡단보도는 보행자 유무와 무관하게 일시정지
- 우회전은 서행이 아니라 정지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으면 그 신호를 따른다
-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은 12대 중과실이라 종합보험으로 덮이지 않는다
- 애매하면 서는 쪽이 항상 싸다
자주 묻는 질문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 있기만 해도 멈춰야 하나요
건너려는 기색이면 멈춰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제27조는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하는 때'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바뀐 건가요
2022년 7월 12일부터입니다. 그 전까지는 건너고 있는 사람만 보호 대상이었습니다.
'건너려고 하는 때'를 어떻게 판단하나요
횡단보도 쪽으로 걸어오거나 인도 경계에서 차도를 살피는 경우가 해당합니다. 등을 돌리고 버스를 기다리거나 옆에서 대화 중인 경우는 다르게 봅니다.
애매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잘못 판단해 안 섰을 때의 대가가 훨씬 큽니다.
스쿨존에서는 뭐가 다른가요
어린이보호구역 안의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의 횡단 여부와 관계없이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사람이 없어도 멈춥니다.
그건 언제 생긴 규정인가요
2022년 1월 11일 신설된 조항입니다. 개정 사실을 모르고 통과하다 단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회전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정지선 앞에서 일시정지한 뒤 보행자가 없으면 진행합니다. 우회전 후 만나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거나 건너려 하면 다시 멈춥니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 신호등의 녹색 화살표가 켜져야 우회전할 수 있습니다. 빨간불이면 보행자가 없어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서행하면 되나요, 완전히 멈춰야 하나요
완전히 멈춰야 합니다. 일시정지는 바퀴가 정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서행은 다른 개념입니다.
뒤차가 경적을 울리면 어떻게 하나요
규정대로 멈춥니다. 뒤차의 재촉은 사고 책임을 나눠주지 않습니다.
보행자보호의무 위반이 그렇게 무거운가요
12대 중과실 중 하나입니다. 사고가 나면 종합보험에 들었더라도 형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사람도 보행자인가요
내려서 끌고 건너면 보행자입니다. 타고 건너면 원칙적으로 보행자가 아니지만, 사고 시 판단은 상황에 따라 갈립니다. 부딪히지 않는 게 우선입니다.
유모차나 전동휠체어는 어떻게 되나요
보행자로 봅니다. 보행보조용 의자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횡단보도 정지선은 어디에 맞춰야 하나요
정지선이 있으면 그 앞, 없으면 횡단보도 앞에서 멈춥니다.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 위에 걸치면 그 자체가 위반입니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에서도 이 규정이 적용되나요
보행 신호가 녹색인데 보행자가 있으면 당연히 멈춰야 합니다. 차량 신호가 녹색이라도 좌회전·우회전으로 횡단보도를 지날 때는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
어떻게 단속되나요
현장 단속, 무인 단속 장비, 주민 신고 세 갈래입니다. 최근에는 뒤차 블랙박스 영상이 스마트국민제보로 접수되는 경우가 크게 늘었습니다.
신고 영상으로도 처리되나요
됩니다. 보행자가 인도 끝에 서 있는 장면부터 통과하는 장면까지 담기므로 '건너려는 기색이 없었다'는 주장이 힘을 잃습니다.
12대 중과실이면 뭐가 달라지나요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형사 절차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일반 사고는 보험과 합의로 종결될 수 있지만 12대 중과실은 그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합의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요
12대 중과실에서는 합의가 종결 사유가 아니라 양형 참작 사유입니다. 형사 절차 자체는 진행됩니다.
횡단보도 사고의 과실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운전자 과실이 크게 잡히는 것이 기본입니다. 보행자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그 비율이 낮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간에는 판단이 더 어려운데 어떻게 하나요
속도를 낮추는 게 유일한 대응입니다. 어두우면 '건너려는 사람'을 발견하는 거리가 짧아집니다. 발견하고 나서 멈출 수 있는 속도로 다녀야 합니다. 비 오는 밤이면 노면 반사까지 겹쳐 더 짧아지므로 한 단계 더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