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에 '제조사 성적표' 도입…테슬라·BYD는 통과할 수 있나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제조·수입사가 100점 만점 기준으로 60점 이상을 받아야만 보조금 수령 자격을 얻는 '수행자 선정 평가기준'이 본격 적용되는 것이다. 수입 전기차, 특히 테슬라와 BYD가 이 기준을 통과할…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에 '제조사 성적표' 도입…테슬라·BYD는 통과할 수 있나
사진: Wikimedia Commons · Ivan Radic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 제조·수입사가 100점 만점 기준으로 60점 이상을 받아야만 보조금 수령 자격을 얻는 '수행자 선정 평가기준'이 본격 적용되는 것이다. 수입 전기차, 특히 테슬라와 BYD가 이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5개 분야, 13개 항목으로 구성된 '60점 장벽'

새 평가체계는 기술개발 역량, 공급망 기여도, 환경정책 대응, 사후관리, 안전관리 등 5개 분야의 13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된다. 각 항목에 배점이 나뉘어 있으며, 합산 점수가 60점에 미치지 못하면 해당 제조·수입사의 모델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평가제가 기존 보조금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차량 성능이나 가격 기준이 아니라 제조사 자체를 심사 대상으로 삼는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차량의 배터리 용량이나 주행거리, 가격 요건을 갖추면 보조금 적용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차를 만든 기업이 먼저 자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급망 기여도 40점, 수입차에는 구조적 불리함

13개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는 것은 공급망 기여도로, 40점이 배정돼 있다. 국내 생산 비중, 국산 부품 사용 비율 등이 이 항목의 핵심 평가 내용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내에 생산 거점이나 부품 조달망이 없는 수입 브랜드는 이 항목에서 점수를 충분히 얻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테슬라는 국내에 생산 시설이 없으며, 미국과 중국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그대로 수입한다. BYD 역시 중국 현지 생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두 브랜드 모두 공급망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공급망 기여도 40점에서 대부분을 잃을 경우, 나머지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도 60점 기준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국산 브랜드 우위 굳어지나…변수는 지역 예산

이번 제도 개편으로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등 국산 브랜드는 보조금 수령 측면에서 구조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생산과 부품 조달 비중이 높은 만큼 공급망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산 브랜드 역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배정된 보조금 예산이 상반기 중 소진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자격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실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제도가 바뀌어도 지역 예산 소진 리스크는 여전히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변수로 남는다.

테슬라·BYD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테슬라와 BYD가 60점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국내 소비자가 두 브랜드의 전기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현재 테슬라 모델Y의 경우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합산하면 수백만 원의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것이 사라지면 실구매가 부담이 상당히 커진다.

두 브랜드의 대응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국내 생산 거점이나 부품 조달 협력망을 구축해 공급망 항목 점수를 끌어올리는 방법, 또는 보조금 없이 가격 경쟁력만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고, 후자는 현재 가격 구조 아래에서 쉽지 않다. 7월 시행을 눈앞에 두고 두 브랜드가 어떤 대응을 공식화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책 의도와 시장 파장 사이

정부가 이번 평가제를 도입한 의도는 명확하다. 보조금 재원이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할수록 수입 모델로 보조금이 유출되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엇갈린다. 인기 수입 전기차에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으면, 사실상 국산 모델 중심으로 시장 선택이 유도되는 효과가 생긴다. 이것이 국내 제조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소비자 선택권 축소라는 비판으로 이어질지는 제도 시행 이후 시장 반응이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1일까지 남은 시간 동안, 수입 브랜드의 평가 결과와 이의제기, 정부의 최종 자격 심사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보조금 지원 여부에 따라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자신이 원하는 모델의 자격 심사 결과를 확인한 뒤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다.